감독: 브래들리 쿠퍼
주연: 브래들리 쿠퍼, 캐리 멀리건
개봉: 2023. 12. 06
러닝타임: 129 분
넷플릭스가 작년 말에 공개한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Bernstein)’은 전설적인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그의 예술적 업적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까지 심도 있게 탐구하는 영화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미국 클래식 음악 작곡가 중 번스타인과 거쉰을 제일 좋아하고 특히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좋아해서 큰 기대감을 가지고 이 영화를 보았다.
1. 줄거리
영화 ‘번스타인’은 번스타인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음악적 여정, 그리고 그가 겪었던 여러 가지 개인적인 도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번스타인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같은 걸작을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뿐만 아니라, 그가 미국 음악계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과 그로 인해 맞닥뜨린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그의 결혼 생활과 복잡한 성 정체성 문제 등 번스타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영화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2. 연기와 연출
이 영화는 브래들리 쿠퍼에 의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레너드 번스타인 역뿐만 아니라 영화의 제작과 연출까지 모두 브래들리 쿠퍼가 담당하였다. 그는 이 역을 소화하게 위하여 6 년간이나 지휘를 배우고 연습했다고 한다. 그의 노력에 걸맞게 그가 연기한 번스타인은 놀라울 정도의 싱크로율로 마치 실제 번스타인을 보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브래들리 쿠퍼의 완벽한 연기와 함께 아내 역 캐리 멀리건의 연기력도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힘이다. 번스타인의 아내로서 그녀가 살아온 삶을 몰입감 있게 연기하며 특히 탁월한 심리 묘사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완벽한 연기와 예술적인 몽타주와 감각적인 음악 연출로 관객을 매료시키며, 번스타인의 삶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번스타인의 음악적 천재성뿐만 아니라, 그가 사회적, 개인적 갈등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찾아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감상평
평소 번스타인을 음악가로서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즐겨 듣고 연주도 했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나는 호와 불호의 감정을 같이 느꼈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재미 면에서는 상당히 수작이라고 느껴질 만큼 연기력과 고증,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영화였다. 다만 영화 전체가 번스타인의 인생 중 음악가로서의 면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은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히려 그의 양성애에 대한 면을 영화의 중심에 둔 것 같아서 흥미를 끄는 영화소재로서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했다. 그의 음악가로서의 인생과 고뇌를 중심에 두고 그의 결혼생활과 그 외의 애정행각은 사이드로 다뤘으면 더 멋진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 역시 연출자인 브래들리 쿠퍼의 판단이었겠지만 말이다.